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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및 일상?

서울대학교 통계학과 대학원 합격 수기

by juhongyee 2024. 12. 1.

서울대 대학원 통계학과에 진학하고 싶었던 건 2022년 초부터였습니다.

저는 수학과 3학년이었고 두 분의 서울대 대학원 통계학과 출신 교수님 아래에서 인턴을 지도받았습니다. 한창 데이터라는 것을 알아가고 통계의 중요성을 느꼈을 때  진학을 결심했습니다. 사실, 그때까지는 입학시험이 있는 줄도 몰랐습니다. 저는 당시 과탑이었기에 수석으로 졸업하고 여러 스펙을 쌓으면 좋은 결과를 얻으리라 생각했는데... 잘못된 생각이었죠.

그 후로 여러 사건을 겪으며 의료데이터를 다루고 싶다는 생각을 하였고 이에 고려대학교 산업공학과에 컨택하여 진학을 예정했었습니다. 이게 2023년 겨울의 일이구요. 그러다가 진짜 하고 싶은것에 대해 생각해 보았고 고려대학교로의 진학 철회를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서울대학교 대학원 진학을 위한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진학준비는 2024년 1월부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한 번의 낙방 이후 2025년 전기 서울대학교 통계대학원에 합격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제가 거쳐온 과정에 대한 정보를 드리며 그 과정을 회고해보려 합니다.

(정보가 많이 없는 게 저는 참 불편하더라구요 ㅎㅎ)

 

1. 나의 스펙 (입시 전 상태)

저는 아주대학교 수학과를 2024년 2월 수석 졸업하였습니다.

미적분학, 회귀분석, 해석학 등 통계대학원 입시에 필요한 과목들은 거의 모두 A+을 받았고 1과목 정도만 A0였습니다.

그러나 수리통계를 대신한 이론통계과목(수통1+수통2를 rough하게 훑는 과목)과 회귀분석과목은 서울대시험을 준비하기에는 부족하여 따로 많이 공부했습니다.

 

다변량 통계, 확통1,2 등 직접적으로 연관은 없는 과목들도 몇 개 수강했고 대부분 A+를 받았습니다.

학부 당시 열심히 한 과목들 덕에 통계학에서 주로 쓰이는 테크닉들에 어느 정도 익숙했습니다.

입시 시작 전 수리통계학 수준은 중하 정도, 회귀분석 수준은 하 정도였습니다.

 

2. 입시 준비

1) 입시 준비 기간

입시 준비 기간은 2024년 1월 초~ 2024년 10월 말입니다.

중간에 24년 후기 발표기간인 5월~6월 사이에는 하나도 공부를 하지 않았습니다. (프로그래밍과 인공지능을 주로 했습니다 ㅎㅎ)

 

1. 2024년 1월 초~ 5월 중순까지는 캠퍼스픽에서 구한 분과 함께 스터디를 진행했습니다. 뛰어난 스터디원님 덕에 많이 배웠습니다.

2. 2024년 6월 중순~10월까지는 혼자 학업을 진행했고, 서류 준비 등으로 시간을 보냈습니다.

 

2) 학습 교재

학습 교재는 24년 후기 준비 때와 25년 전기 준비할 때 약간 차이를 두었습니다. 다양한 문제를 풀 필요가 있다고 느꼈고 서울대에서 사용하는 교재를 공부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24년 후기 준비 교재

수리통계 - 수리통계학(김우철, 2021)

회귀분석 - 데이터분석 전문가를 위한 고급회귀분석(박성현, 이성임, 임요한, 2023)

 

약 4개월의 준비시간이 당시에는 있었기 때문에 본 교재들을 확실히 공부하는 데에 초점을 두었습니다.

 

25년 전기 준비 교재

수리통계 - 수리통계학(김우철,2021), Statistical Inference(Casella,Burger,2nd edition), Introduction to Mathematical Statistcs(Hogg,Mckean,Craig, 8th edition)

 

회귀분석 - 데이터분석 전문가를 위한 고급회귀분석(박성현,이성임,임요한,2023), Introduction to Linear Regression Analysis(Montgomery 등, 5th edition)

 

       : 주 교재

       : 부교재(가끔 참고)

 

3) 학습 범위

학습 범위는 저도 확실히 아는 바가 없었어서 스터디원 분과 임의로 정했습니다. 본인의 역량에 맞게 정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사실 저는 24년 후기 시험에 공부를 안 한 ANOVA가 나와서 그냥 털렸습니다.)

 

수리통계

김우철 : 1장 확률분포부터 10장 분산분석과 회귀분석까지.(11장 제외 전체)

Casella-Burger  : 1장 ,5장 5절, 6~8장,11장 (김우철에서 충분히 학습된 부분이나 필요 없다고 생각한 부분은 제거했습니다.)

Hogg : 9장(ANOVA가 어려워서 KOCW 김충락 교수님 강의를 참고했습니다.)

 

비모수, Bayesian은 완전 제외했는데 고려대 20년도 이전 기출에서는 Bayesian도 나왔던 걸로 알고 있어서 여유가 되시면 공부하셔도 좋겠습니다.

 

회귀분석

박성현 : Chapter 01 행렬 기초 이론 ~ Chapter 15 편의추정 (Chapter1과 2는 선형대수와 통계를 잘 안다면 패스해도 됩니다.)

Montgomery : Exercises 및 부록 (박성현 Chapter 10의 internal studentized residual에 대한 증명이 부록에 실려있습니다.)

 

선형대수

선형대수는 공부 시작할 때(1월) Linear Algebra A Modern Introduction(Poole,4th edition)을 한 6~70% 정도 증명까지 모두 공부하고 나머지는 짬짬이 수통,회귀 공부하며 했습니다.

 

개인적 의견으로 수리통계학은 김우철 기준 5~9단원이 핵심이고, 회귀는 전체적으로 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선형대수도 학부 수준은 웬만하면 다 알아야 합니다.

 

4) 공부 방법

각자의 공부 방법이 있으시겠지만 저는 저의 방법을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별 건 없습니다. ㅋㅋ

 

- 책에서 제공하는 증명은 거의 숙지한다.

 

저는 다음과 같은 알고리즘을 사용했습니다.

a. 증명을 이해한다.

b. 증명을 백지에 쓸 수 있게 연습한다.

c. 까먹는다.

d. a.로 되돌아간다.

 

이 알고리즘을 반복하면 확실히 숙지가 됩니다. 증명에는 수학자들의 아이디어가 있고, 우리는 문제를 그 아이디어로 풀이할 수 있게 됩니다.

문제를 풀다가 개념이 애매하게 생각날 때는 그 자리에서 다시 증명을 시작하고 증명이 막히면 개념으로 되돌아가는 방식도 가미해서 공부했습니다.

예컨대, 문제를 풀다가 기하분포의 기댓값이 기억이 안 날 때는 다시 그 자리에서 증명하고 그래도 모르겠으면 다시 찾아 증명을 숙지하는 방식입니다.

 

- 어떤 문제를 랜덤으로 찍어도 풀 수 있을 만큼.

 

책을 딱 펼쳤을 때 나오는 example이나 exercise를 풀 수 있는 수준이 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책을 여러 번 반복하는 것이 중요하구요. 고등학교로 치면 교과서라고 생각하고 여러 번 반복하면 됩니다.

수리통계(김우철)는 한 4번 정도 돌린 것 같습니다. 증명과 example까지 모두 포함해서요!

 

회귀는 정말 책을 안 보고 Chapter 13정도까지 7~80% 백지에 적을 수 있습니다. 반복학습의 결과입니다.

솔직히, 박성현 회귀에는 아직도 못 푸는 문제가 있습니다. 답지가 없다 보니 ㅠ , 어려운 문제가 많습니다...ㅋㅋㅋ

그래도 대부분 풀 줄 압니다 ㅎㅎ (스터디원 분이 모르는 것들도 잘 풀어주셨습니다 ㅋㅋ)

 

- KOCW 김충락 교수님 강의를 활용할 것

모르는 건 설명 듣는 게 최고쥬. 아주 퀄리티 있는 강의입니다! 적극 활용하시길

(저는 다 듣기보다 모르겠는 것만 찾아보며 학습했습니다~)

 

- 스터디를 구할 것

저에게는 정말 스터디가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혼자 하면 진도가 계속 밀리기 마련인데 스터디를 하면 진도를 잘 맞출 수 있구요. 서로가 모르는 문제를 알려주면서 훨씬 성장할 수 있습니다.

저희는 매주 한 단원씩 맡아 서로에게 강의해 주고 토론하는 형식으로 진행했습니다.

 

 

5) Tips

- 박성현 회귀분석 책은 오타가 정말 많습니다. 나중에 시간 되면 교정 포스팅을 올릴게요...

- 박성현 회귀분석 책에 없는 증명은 참고문헌을 찾아보거나 montgomery를 찾아보면 도움이 될 겁니다.

 

- ANOVA는 회귀, 수리통계 모두 겹치는 파트인데 빈출은 아니라서 시간이 없으면 패스합시다.(24년 후기에 처음 출현했습니다. 20년도 이후로)

- 서울대는 기출을 공지사항에 제공합니다.  잘 풀어보세용. 이번 25년도 전기에는 21년 문제(맞나?)와 유사한 문제가 나왔습니다.

- TEPS 327점 이상 따야 시험을 볼 수 있는데 어휘와 문법은 적당히만 하시고 rc,lc에 집중하세요. 그래도 327점 이상 나오더라구요.

 

- 여러분이 생각보다 확률의 정체를 모르실 겁니다. 저라고 사실 잘 아는 건 아니지만 ㅋㅋㅋ. Probability Measure(확률 측도)에 대해 알면 1단원(기초 확률), 5단원(Convergence in probability) 내용이 이해가 되면서 훨씬 편해줍니다. 

(제 포스팅 수리통계를 위한 해석학을 참고하세용, 아니면 그 안의 유튜브 링크를 확인해 보세요 완전 굿입니다.)

 

- 25년 전기에 거의 4년 만에 순수 해석학 문제가 나왔습니다. 시간 나면 꼭 해석을 공부하세요. (전 참고로 못 풀었습니다 ^^ 안 나올 줄 알고 공부를 안 했거든요 ㅋㅋㅋ)

 

- 시험시간은 2시간, 문제는 5문제 정도. 난이도는 타학교에 비해 어려운 편.

- 서울대는 면접을 크게 중요시 여기지 않습니다. 제가 알기론. 인성면접이니 큰 걱정은 마세요.

 

3. 후기

뭘 알고 시작했던 게 아니라, 제가 하고 싶은 것을 따라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순수 수학보다 응용 수학을 하겠다며... 생물 통계를 하고 싶다고 수학과 면접 때 이야기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말 한마디 이후 여기까지 왔네요. 좋은 교수님들 아래에서 통계 랩실 인턴도 하고 학회 발표도 다니며 연구했던 2년입니다. 통계를 진로로 정하기에는 부족함 없는 시간이었습니다.

한 번 통계로 나아갈 거면 국내에서 제일 좋은 학교를 가보자는 생각이 있었고, 심지어 제가 관심 있는 연구분야들도 많았기 때문에 서울대학교 입시를 준비했습니다. 그리 똑똑하지 못한 저였기에 준비에 어려움이 많이 따랐지만 운이 많이 좋아 합격하였습니다. 저는 입시에 대해 아는 점이 매우 적었기 때문에 앞서 가신 선배님 등 주변 분들께 도움 많이 받았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서울대 통계학과 대학원을 희망하는 독자님들께 제가 받은 도움처럼 도움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더 궁금하신 점 있으시면 댓글 남겨주세요! 제가 말할 수 있는, 그리고 아는 선에서 성심성의껏 답변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